여름에 흰 모래밭을 한껏 내달려 풍덩 뛰어들고 싶은 바다는 동해이지만, 가을이면 따끈한 커피 한 잔 마시며 거닐고 싶은 바다는 서해다. 붉게 물드는 일몰과 해루질하기 좋은 뻘, 대하와 꽃게 축제도 반갑다. 산뜻한 카페와 농원에서 인생샷을 찍기도 좋다.
추천 여행 코스
핑크뮬리와 팜파스풀의 향연, 청산수목원
하얗고 보송보송한 팜파스풀이 파란 하늘을 이고 섰다. 키보다 더 큰 팜파스풀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습이 멋스럽다. 팜파스풀은 남아메리카의 팜파스 지역에서나 볼 수 있던 커다란 풀인데, 최근 원예 식물로 인기가 높아져 인생샷 명소로 각광받는다. 가을이면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팜파스 축제가 열려 청산수목원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청산수목원의 가을은 화려하다. 새파란 하늘 아래 여리여리한 핑크뮬리와 희고 풍성한 팜파스풀이 어우러진다. 황금삼나무길은 계절과 상관없이 근사한 포토존이지만 가을이면 더욱 색이 곱다. 붉은 잎이 꽃처럼 흐드러진 홍가시나무길을 따라 삼족오미로공원으로 접어들면 숨겨진 고구려 고분 벽화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청산수목원
위치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리 70
운영 시간 09:00 ~ 17:30
연락처 041-675-0656
요금 성인 9,000원, 청소년·어린이 6,000원, 유아(3~7세) 5,000원, 경로·유공자 7,000원
유모차를 끌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되어 있지만 곳곳에 흙길이 있어 비 온 뒤에는 땅이 질다. 흙이 묻어도 괜찮은 신발을 잘 골라 신자.
아기자기한 정원의 허브향, 팜카밀레
강한 향기가 인상적인 허브부터 소박한 꽃잎을 드리운 야생화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농원이다. 여름이면 탐스러운 수국이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가을이면 잘 자란 팜파스 풀이 반겨준다. 어린 왕자의 정원, 라벤더 가든, 캐모마일과 세이지 가든, 워터 가든 등으로 이어지는 정원 산책로가 아기자기하다. 곳곳에 작은 조각상과 분수, 벤치가 놓여 사진 찍기 좋다.
핑크뮬리가 하늘거리는 정원을 지나 바람의 언덕을 오른다. 풍차 전망대에 오르면 한쪽으로는 넓은 허브농원, 한쪽으로는 몽산포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아이들이 좋아할 나무집과 족욕을 할 수 있는 카페, 허브 숍 같은 편의 시설을 잘 갖췄다. 팜카밀레 매표소 앞의 몽산포제빵소는 빵이 맛있기로 유명하니 빵지순례를 하는 사람이라면 들러보자.
팜카밀레
위치 충남 태안군 남면 우운길 56-19
운영 시간 09:00~18:00 (동절기엔 단축 운영)
연락처 041-675-3636
요금 성인·청소년 8,000원, 경로 7,000원, 어린이 5,000원, 유아 4,000원, 12월~2월 2,000원 할인, 소형견 3,000원, 대형견 5,000원
입장할 때 지도를 받으면 공연시간표를 보고 동선을 잘 짜보자. 근처에 닭갈비를 파는 집들이 많다.
안면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물빛도 곱고 모래도 고운 서해는 밀물과 썰물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수심이 낮아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고, 작은 게와 조개를 잡으며 깔깔거리기도 좋다.꽃지 해수욕장은 모래가 고운 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졌지만 태안 8경에 드는 할미 할아비 바위의 낙조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물이 빠지면 바위 앞까지 걸어가며 해루질을 하고 물이 들어오면 해수욕을 즐긴다. 해안선의 길이가 약 5km에 달해 꽃지 해수욕장의 소나무 숲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도 유명하고, ATV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꽃지해수욕장
위치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추천 캠핑지: 솔섬을 감싸 안는 붉은 노을, 운여 해변
해가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밀물이 솔섬을 감싸면 한없이 너그러운 풍경을 만난다. 운여 해변은 숙박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근처 장삼포나 샛별 해수욕장에 비해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해변이었다. 최근 사진 찍는 사람들이 운여 해변의 아름다운 일몰을 널리 알리면서 해변 앞의 소나무 숲에서 캠핑을 하거나 차박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운여 해변
위치 충남 태안군 고남면 장삼포로 535-57
작은 화장실이 있고, 작은 슈퍼가 있지만 사람이 적을 때는 문을 일찍 닫으니 먹거리를 미리 준비하는 편이 좋다. 수심이 깊지는 않지만 구조요원이 없으니 조심하자.
안면도의 맛집 & 카페
예년에는 가을이면 안면도의 백사장항에서는 대하축제가 열리곤 했다. 가을의 별미인 새우구이나 조개구이를 먹어도 좋고, 간월암 근처에서 굴밥을 먹거나 게와 김치를 넣어 끓인 게국지를 맛봐도 좋겠다. 황도에서 안면도까지 예쁜 카페도 많다.
임금님께 진상하던 어리굴젓에 굴밥
안면도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바로 닿는 간월도는 임금님께 진상하던 어리굴젓으로도 유명하다. 간월도에는 울엄마영양굴밥(041-662-2072), 큰마을영양굴밥(041-662-2706), 맛동산(041-669-1910) 같은 굴밥집이 즐비하다. 굴밥정식을 시키면 어리굴젓이 함께 나온다. 큼지막한 굴이 쏙쏙 박힌 굴전도 별미다. 굴밥을 먹은 후에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만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작은 암자인 간월암도 둘러보고 나오면 알차다.
간월암
위치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1길 119-29
운영 시간 11:00~19:00 (화요일 휴무)
연락처 041-668-6624
바다만 바라봐도 좋아라, 바다보다카페
바다보다카페에 앉아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를 보면 하루종일 지루할 틈이 없다. 카페가 위치한 황도는 안면도의 동쪽에 자리 잡은 작은 섬이다. 예전엔 너울거리는 보리밭이 황금빛으로 빛나 황도라 불렀는데, 지금은 이국적인 펜션과 풀빌라와 카페들이 섬을 가득 채웠다. 야외 자리에 앉으면 아이들과 반려견이 편안하다.
바다보다카페
위치 충남 태안군 안면읍 풍어제길 44-77
운영 시간 11:00~19:00 (연중무휴)
연락처 041-833-3336
조용하게 쉬어가는 곳, 느리게 걷기
주중엔 점심시간에만 잠깐 영업하고, 휴일은 쉰다. 느리게 걷는 주인이다. 몇 개의 단순한 테이블 자리가 띄엄띄엄 놓였다. 때로 빈 공간이 더 많은 것을 담아낸다. 햇살, 그림자, 따스한 공기, 도란도란 나지막한 말소리가 슬그머니 빈 공간을 채운다.
느리게 걷기
위치 충남 태안군 남면 남면로 103
운영 시간 월~금요일 12:00~13:30
연락처 0507-1375-0219
글/사진_배나영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진짜배기 국내여행 가이드북 <리얼 국내여행>을썼다. <리얼 방콕>, <리얼 다낭> 등 여행책을 쓰면서 북튜브 ‘배나영의 Voice Plus+’를 운영한다. Instagram @lovelyba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