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우리 역사의 커다란 격동기를 헤치며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킨 도시다. 중국풍의 거리인 차이나타운, 근대문화와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인천개항누리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아름다운 해수욕장들까지 당일치기나 1박 2일로 다녀오기에 부담이 없다.
거대한 문화공간의 탄생,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은 1930~4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을 리모델링해서 창작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인천생활문화센터 등 총 13개동의 규모로 조성한 거대복합문화공간이다.
창고로 사용하던 층고 높은 건물인 B동의 1층과 2층을 활용해 주요 전시를 연다. 붉은 벽돌 외관을 그대로 살린 공연장인 C동은 퍼포먼스 공연이나 미디어아트 전시에도 사용된다. E, F, G동은 한때 인천 지역 예술가들의 ‘피카소작업실’로 사용되던 공간으로 지금은 해외 입주 예술가들의 숙소와 스튜디오, 프로젝트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H동은 일본 조계지의 1인 점포형 건물이었는데 인천생활문화센터 건물로 탈바꿈했다. 서점과 카페가 있어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건축물 사이를 오가며 무료 전시와 볼거리를 마음껏 즐겨보자.
인천아트플랫폼
주소 인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전화 032-760-1000
시간 전시 관람 11:00~18:00, 월요일 휴관
요금 무료
인천 속의 중국 여행, 차이나타운
인천아트플랫폼과 가까운 곳에 한국 속 중국 같은 차이나타운이 있다. 붉은색으로 치장된 차이나타운의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중국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화교가 살았던 거리인 만큼 중국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거리 곳곳에서 묻어난다. 삼국지 벽화 거리에는 삼국지의 중요 장면이 벽을 따라 그려져 있어 ‘도원결의’나 ‘삼고초려’ 같은 삼국지의 줄거리를 익힐 수 있다. 한중문화관에 들어가면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을 보면서 중국차를 시음하거나 중국식 의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중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거리를 둘러보면 빨간 탕후루를 파는 집들이 가장 눈에 띈다. 꼬치에 꽂은 딸기에 달콤한 시럽을 듬뿍 발라 무척이나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길거리 간식 중에는 탕후루보다 화덕 만두와 공갈빵이 인기다. 200도가 넘는 화덕에서 구워낸 만두는 일반 만두와는 다르게 바삭한 만두피에 뜨끈한 소가 들어 있어 겨울에도 줄 서서 먹을 만큼 맛있다.
차이나타운
주소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59번길
주차 북성동차이나타운공영주차장 이용
짜장면으로 살펴보는 근대 역사,
짜장면박물관
짜장면은 인천에서 시작된 음식이다. 1880년대 인천 개항 이후 부근에 중국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요릿집들이 늘었다. 부두의 노동자들은 값싸고 맛있는 중국 음식을 먹으러 몰려들었다.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음식점 공화춘에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짜장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짠맛이 강한 중국식 작장면과 다르게 달콤한 캐러멜과 양파를 넣은 짜장면은 특유의 달달한 맛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짜장면박물관은 당시 짜장면을 처음으로 만들어서 판매한 ‘공화춘’ 건물을 그대로 살려 전시실을 구성했다. 중국 산동식으로 지어진 2층 건물 안에서 알찬 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개항기 인천항에 모여 살던 화교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며 짜장면의 탄생과 변천사를 배운다. 인천항의 부두 노동자들이 짜장면으로 간단하게 식사하는 모습이나 1930년대 공화춘에서 실제로 쓰던 식기와 가구를 활용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두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른 느낌이다.
짜장면박물관
주소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 56-14
주차 북성동차이나타운공영주차장 이용
전화 032-773-9812
영업시간 9:00~18:00 (월요일 휴관)
요금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군인 500원, 어린이 무료
낙조와 조개구이로 유명한 해변, 을왕리 해수욕장
을왕리 해수욕장은 영종도에 공항이 생기기 이전에도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는 해변으로 유명했다. 서울에서 드라이브로 2시간이면 충분하니 오후에 슬슬 출발해 근사한 낙조를 보러 가도 좋겠다. 근처에 선녀바위 해수욕장, 왕산 해수욕장이 서로 다른 풍경을 자랑한다. 해수욕장 주변으로 조개구이와 횟집이 즐비하다.
을왕리 해수욕장
주소 인천 중구 용유서로302번길 16-15
배다리 헌책방 골목 산책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는 몇몇 서점들만 남아 명맥을 잇고 있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방에 들어가 오래된 책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시간을 만들 수 있겠다.
책방마다 오래된 전집류, 예술 서적들, 어린이 책과 사전들, 새 책처럼 보이는 신간들까지 그득해서 다양한 책들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근처에는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이 있다. 한국전쟁 이후 배다리 근처의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성냥갑을 만드는 부업을 했는데, 당시 집집마다 지붕 위에 풀칠한 성냥갑을 널어놓고 말리는 풍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일부러 들르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헌책방 골목에 온 김에 구경해 보자. 그 시절 집들이 선물로 인기였던 성냥에 대해 알아보는 재미있는 박물관이다.
배다리 성냥 마을 박물관
주소 인천 동구 금곡로 19
주차 공영주차장 이용
전화 032-777-6130
영업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요금 무료
추천 캠핑지
을왕리 서해 캠핑장은 이름과 달리 을왕리 해변에서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한 왕산 해수욕장에 있다. 카라반 캠핑과 오토 캠핑, 차박이 모두 가능한 캠핑장이다. 바닷가 바로 앞으로 차박을 할 수 있어 바다를 보며 캠핑을 즐기고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겨울의 바닷바람을 피하고 싶다면 카라반을 예약해도 좋겠다.
온돌식 카라반을 선택하면 뜨끈한 바닥에서 몸을 녹일 수 있고, 바람을 막아주는 바비큐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입구 쪽에 관리실, 공용화장실이 있고 장작 구매가 가능하다.
용유도 서해 캠핑장
주소 인천 중구 을왕동 810-308
전화 0507-1326-7640
인천의 맛
인천의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과 짬뽕, 공갈빵과 만두 같은 먹거리를 즐겨도 좋겠고, 을왕리나 왕산 해수욕장 근처에서 따뜻한 불을 피우고 조개구이를 먹어도 좋겠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개성 있는 카페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자.
차이나타운에 왔으면 짜장면이지
차이나타운 맛집 탐방의 백미는 짜장면집이다. 짜장면과 짬뽕이 두루두루 유명해 이름값을 하는 공화춘, 춘장을 직접 만들어 쓰는 하얀 짜장이 유명한 연경, 유니짜장과 꿔바로우가 맛있다고 소문난 신승반점 중에 어딜 가도 좋겠다.
공화춘 (0507-1363-0571)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 43
연경 (0507-1389-7894)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 41
신승반점 (032-762-9467)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44번길 31-3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
배다리 마을은 개항 이후 외국인 조계지에서 밀려난 조선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인천항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들도 배다리의 여인숙에 머물며 숙박과 식사를 해결했다. 2015년 즈음 여인숙들이 모두 폐업한 후 남아있는 건물에 카페와 전시장이 들어서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
주소 인천 동구 금곡로11번길 1-4 진도여인숙
주차 공영주차장 이용
전화 0507-1322-3834
영업시간 빨래터 카페 11:00~20:00, 작은미술관 11:00~20:00 (월요일 휴관)
아침에 들르기 좋은 카페오라
영종도에 새로 생긴 대형 베이커리 카페다.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해서 서해가 살짝 내려다보인다. 일부러 오기보다는 을왕리 해수욕장에 왔다가 커피 한잔하고 싶을 때 들러보자. 빵은 버터와 계란을 많이 쓰지 않은 옛날 80년대 느낌이다.
카페오라
주소 인천 중구 용유서로 380
전화 032-752-0888
영업시간 10:00~22:00
요금 아메리카노 7,000원, 롱소시지빵 5,500원
글/사진_배나영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진짜배기 국내여행 가이드북 <리얼 국내여행>을썼다. <리얼 방콕>, <리얼 다낭> 등 여행책을 쓰면서 북튜브 ‘배나영의 Voice Plus+’를 운영한다. Instagram @lovelyba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