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은 날, 피크닉 준비하기 위해서 아이를 위해 김밥이나 돗자리보다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그런데 이 자외선 차단제! 꼭 발라야 하는 건지, 발라야 한다면 과연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 마련입니다. 과연 여름철 예민한 우리 아이 자외선 관리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육아박사 K 다이어리
우리 아이 자외선 관리 이야기
글_김종엽(건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무서운 자외선, 그 실체는?
먼저, 자외선이라는 녀석부터 파악하는 게 순서일 겁니다. 자외선은 태양 광선 중 파장이 10~380nm에 해당하는 빛에 해당하는데요. 그것을 파장의 길이에 따라 A, B, C로 세분하고 있죠.
자외선A는 320~380nm 사이의 파장을 가진 빛을 말합니다. 자외선 중에서도 피부 가장 깊숙이 진피까지 도달해 색소 침착을 일으켜 피부를 검게 만들고 DNA를 손상시킵니다. 이 DNA에는 피부 탄력의 근원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생산하는 공식이 새겨져 있는데요. DNA가 손상되니 피부 탄력이 나빠지고 노화가 촉진됩니다.
자외선 B는 290~320nm에 해당하는 중파장 자외선입니다. 피부의 외피까지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종종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예상 외로 아주 무서운 자외선이랍니다. 물놀이 후에 나타나는 홍반(피부가 발갛게 떠오르는 것)이 바로 자외선 B 때문이죠. 자외선 B는 외피의 광노화에 관여해서 피부를 얼룩지게 하고 검버섯을 만들어서, 동안 피부를 빼앗아갑니다. 특히 피부암의 발병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고요.
마지막으로 자외선 C입니다. 200~290nm의 단파장 자외선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자외선은 홍반 발생 시간이 가장 짧습니다. 가장 독하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자외선 C를 접할 일은 드문데요. 오존층이 자외선 C만큼은 책임지고 걷어 내주는 까닭입니다. 오존층 보호에 힘써야 하는 건 지구도 지구지만, 실제로는 우리 피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부모님이 알아야 할 우리 아이의 연령별 자외선 차단제 사용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생아
이 시기에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대해 저울질이 필요합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일반 화장품과는 달리 기능성 제품입니다. 따라서 자외선을 막기 위해 여러 화학물질이 들어갑니다. 그 성분들이 자외선을 반사시켜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아기 피부는 극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생후 6개월 이전의 아이에게 가급적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유아기 이후부터 사춘기 이전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외출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합니다. 이때는 자외선 차단제의 선택이 중요한데요. 우선 무기화합물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가 있습니다. 자외선을 반사시켜서 피부를 보호해주는 제품입니다. 이 제품의 특징은 백탁현상이 심하다는 거지요.
또 다른 자외선 차단제는 유기화합물 성분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성분은 자외선을 반사하는 게 아니라, 자외선을 분자 내에 흡수하는 방식으로 피부를 보호하죠. 그래서 피부 표면에 코팅되지 않고, 피부 흡수율이 좋습니다. 덕분에 백탁현상도 거의 없고요. 가격대가 조금 높게 형성된 성인용 제품들은 대부분 유기화합물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피부 흡수율이 높다는 건 아이 피부에 좀 더 자극적일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싼 성인용 자외선 차단제라 하더라도 아이에게 발라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같은 이유로 무기화합물 제품 중에서도 SPF 값이 15정도인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SPF 값이 높다는 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시간이 길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제품 안에 들어 있는 무기화합물의 농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유년기에 받는 자외선량은 평생의 75% 이상을 차지할 만큼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햇빛에 의한 피부 화상도 소아 연령대가 가장 많고요. 이렇게 자외선에 무관심한 아이들에게 자외선 관리를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 아빠가 함께 자외선 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는 겁니다. 실제로 엄마, 아빠가 자외선 관리에 힘쓰는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보다 30% 이상 자외선 차단제를 더 잘 바른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맑고 깨끗한 피부를 위해, 온 가족의 피부 건강을 위해 자외선 관리를 습관화하길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글을 쓴 김종엽은 건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의사 아빠 깜신의 육아 시크릿』, 『꽃중년 프로젝트』, 『꽃보다 군인』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게 늘 즐겁다는 그는 KBS <비타민>,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 등 꼭 알아야 할 건강 상식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