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 손에 쥐어지는 이 작은 물건 때문에 인류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어 과거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생활이 편리해진 것과는 반대로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각종 폐해 또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욕구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은 더욱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에 부모의 세심한 주의와 감독이 요망된다.
육아박사 S 다이어리
스마트폰 많이 하는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하나?
글_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책을 읽을 때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스마트폰은 만들어진 영상과 소리를 수동적으로 보고 듣게 된다. 합리적 판단, 추상적 사고, 충동의 조절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발달시키는 데에 있어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만, 평소 정서 상태는 불안, 초조,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가능성이 크다. 또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에 몰입했던 아이는 지나치게 뇌가 흥분하게 되어 쉽게 진정되지 않기도 한다. 이는 수면 중간에 자꾸 깨거나 얕은 잠을 자는 빈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데 이러한 수면 이상이 지속되면 주의 집중력의 저하, 기억력 저하, 각종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의 증가, 조울증(양극성 장애)의 발병 가능성 증가 등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렇게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를 우리는 어떻게 양육해야 할까?
첫째, 예전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인다. 그러면서 아이와의 대화 또는 놀이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 대신에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더 즐겁게 여긴다면, 아이는 더 이상 스마트폰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해 준다. 하루를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만 3세 이하의 경우 각각 15분 이하, 만 3세 이상의 경우 각각 30분 이하로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셋째, 다른 취미 활동을 유도한다. 예컨대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면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또는 악기 연주를 배우게 한다. 그 외에 미술이나 체육 활동 역시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훌륭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아이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엔 부모가 활동에 함께 참여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넷째, 적절한 보상 체계를 이용한다. 단지 규칙을 정하는 것 외에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 지시에 잘 따르면 확실한 보상을 주고, 그렇지 못하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제공한다. 마치 계약서를 쓰는 것처럼 매일의 일정표와 얼마만큼 잘 지켰을 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미리 적어서 아이가 잘 볼 수 있게끔 벽에 붙여 놓는 것도 방법이다.
다섯째, 부모 역시 스마트폰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특별히 피해야 한다. 전화 통화를 주로 하는 기능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국한시키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거실에 둔 채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때 온 가족이 스마트폰 전원을 끈 채 한 군데 모아두면 더욱 효과적이다.
여섯째,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아이에게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불안장애가 있는 경우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기 쉽다. 이 경우 부모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아이의 치료와 함께 부모의 대응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는다.
글을 쓴 손석한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의학박사로서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소아청소년정신과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등 다수가 있다. 최근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자문위원으로서 홈페이지에 슈퍼맨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