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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행복 육아

의존적인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하나?

이제 좀 커서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유독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려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는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이 아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자기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어쩌나 염려스럽다. 실제로 “엄마(또는 아빠)가 해 줘.”가 교육기관에서 “선생님께서 해 주세요.”나 “네가 좀 해줘.”로 발전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와 같이 의존적인 아이에 대해서 그 원인을 파악한 후 과연 어떻게 대응하면서 키워야 할지 알아보자.

첫 번째 원인은 부모의 양육 태도다.

아기와엄마아빠

이는 부모가 아이를 과잉보호하여 결과적으로 아이가 독립심을 키울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의존적인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탄식하기보다는 먼저 부모의 그간의 양육 행동과 태도를 점검하고 반성해야 한다.

부모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먼저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 혹시 내 아이라고 해서 나의 부속물이나 소유물처럼 여기지는 않았는가? 그 결과 아이의 마음보다는 나의 마음을 우선으로 적용하여 아이에게 하나하나 간섭하고 지시하며 때로는 대신해 주지 않았는지 성찰해 보자.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존중해주자. 비록 아이가 미숙하고 부족할 수밖에 없더라도 아이의 생각을 먼저 물어보고 확인한다. 또한, 아이의 언행이 틀리거나 실패하더라도 부모는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자.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야말로 아이의 독립성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아이는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의 오류를 깨닫게 되어 한 뼘 더 성장할 것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실패를 비난하거나 속상해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부모는아이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여 벅차고 힘든 과제를 강요하지 않는다. 또는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 늘 같이 있거나 안달복달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에게 지시를 내릴 때도 주의하자. 즉 아이에게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쌍방향적인 의사소통을 한다. 부모가 아이의 해결사가 되기보다는 조언자가 되고자 할 때 결과적으로 아이의 문제가 더 잘 풀릴 것이다. 자신의 문제를 아이 스스로 해결하게끔 하는 값진 경험은 그야말로 덤이다.

두 번째 원인은 자신감의 부족이다.

그림그리는 아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다. 더 나아가 아예 비난을 받거나 야단맞을 것까지도 생각한다.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미리 부정적인 방향으로 단정 짓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항상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물어본 후 그의 결정에 따라서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부모는 아이의 자신감 향상을 위해 노력하자.

먼저 아이에게 긍정의 반응을 주로 보이자. 아이가 잘한 행동을 보일 때 반응하라. 그뿐만이 아니라 아이가 별다른 문제 행동 없이 지내고 있을 때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관심과 함께 긍정 반응을 보이자. 아이들은 부모의 반응을 더 많이 끌어내는 쪽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긍정의 반응을 자주 보인다면, 아이는 부모의 바람에 부합하는 행동을 더 많이 할 것이다.

더욱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칭찬하기이다.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는 결국 자신감이 올라가고, 이는 미래의 삶에 큰 보탬이 되는 마음의 비료로 작용할 것이다. 야단을 칠 때도 주의한다. 절대로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체벌하거나 야단치지 않는 것이다. 만일 아이가 두려워하거나 화를 낸다면 실패한 훈육임을 명심하자. 부모는 아이를 차분하고도 침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야단을 칠 수 있는 세련된 훈육 기술을 갖춰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기다린다. 비록 아이가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높다고 예상되는 경우에도 아이의 결정을 받아들인다.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중요할 뿐 결과는 이차적인 문제다. 나중의 더 큰 배움과 성과를 위해서 기꺼이 단거리 경주를 희생하는 자세라고도 할 수 있다.

세 번째 원인은 이차적 이득 때문이다.

엄마의 보살핌을 받는 아이

의존은 필연적으로 타인의 도움을 이끌어낸다. 그 결과 자신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라난다. 혼자서도 곧잘 해냈던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고 난 다음부터 부모에게 의존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자신이 아팠을 때 부모가 모든 것을 대신해준 결과 아이에게 이차적 이득이 생겨난 것이다. 몸이 다 나은 후에도 이와 같은 경향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할 수 있다.

따라서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부모는 현재 상황이 제한적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즉 아이가 회복한 이후에는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내야 함을 일러주자. 만약 아이가 거짓으로 아프거나 다친 척하면, 이를 정확하게 지적하여 아이의 의존 욕구를 사전에 차단한다.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부모의 동정을 얻기 위해 불쌍하거나 연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부모가 아이에게 말려들 경우 아이의 책임감을 낮추어 주거나 의존 욕구를 충족하여 줄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상황을 보다 더 객관적으로 지각하여 자신을 성찰하고 아이의 문제점을 직면해야 한다.

네 번째 원인은 발달 지연 때문이다.

손으로 계산을 하는 아이

아이의 발달이 지연된 경우에는 신체적 및 정신적 능력에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주변에서 아이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아이 스스로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하게 된다. 즉 아이 혼자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면, 의존적인 성향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이러한 경우 아이의 의존 추구 행동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되아이 스스로 갖춰나가야 할 독립적인 정신행동 능력을 최대한 키워주는 방향으로 아이를 키운다. 그러나 정상적인 발달을 이루는 아이와의 차이를 인정하는 마음가짐도 동시에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활동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게끔 한 다음에 충분히 칭찬하도록 하자. 아이는 점차 자율성을 길러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아이의 현재 발달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평가와 도움, 그리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아이가 이미 잘 해왔던 일상생활 영역의 수행을 의존하려고 할 때는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퇴행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아이의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아이의 의존적인 모습을 친구들이 놀린다면 교사로 하여금 친구들에게 아이의 상황을 알리도록 요청하자. 즉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에게는 의존적 행동이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타인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임을 이해시키자.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예컨대 “서윤이가 지금 다리가 좀 불편하단다. 너희가 도와주면 훨씬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여 친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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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의존 욕구와 독립 욕구가 동시에 존재한다.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러하다. 다만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면서 점차 독립성이 의존성을 넘어설 뿐이다. 우리 아이가 의존 성향에만 치우치지 않고 독립성을 갖춰 나가게끔 부모가 도와주도록 하자.

글_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의학박사로서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소아청소년정신과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등 다수가 있다. 최근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자문위원으로서 홈페이지에 슈퍼맨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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