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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 멋따라 국내 여행

찬란한 여름에 피어올린

백제의 향기

문학 시간에 배운 서동요라던가, 국사 시간에 들었던 낙화암의 삼천궁녀 이야기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 멀기만 했던 부여가, 화려했던 백제가 가까워진다. 궁남지에 연꽃이 흐드러지면 꽃이 지기 전에 부여로 떠나보자. 백제 시대의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테니

추천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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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송이 연꽃이 피어나는 궁남지

궁남지

여름이면 궁남지에 연꽃이 흐드러진다. 백제 무왕이 만든 연못인 궁남지는 우리나라의 인공연못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궁남지의 아름다운 정원 조경술은 백제의 기술자들에 의해 일본까지 전해졌다고 한다.궁남지에는 무왕의 탄생 설화도 전해진다. “사비 시대에 왕궁 남쪽에 혼자 사는 여인이 궁남지의 용과 교통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백제 제30대 왕인무왕 장이다.”라는 이야기다. 용과 교통했다는 이야기는 당시의 왕이나 태자와 정을 통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무왕의 아명은 ‘서동’이라 했다. 서동은 기골이 장대하고 효성이 지극한 장부로 자랐다. 어느 날 궁에서 보낸 신하가 서동을 찾아와 서라벌 신라로 잠입해 국정을 탐지하라는 명을 내렸고, 서동은 마를 파는 상인으로 위장하여 신라로 잠입한다. 그러다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와 사랑에 빠졌다. 서동은 꾀를 내어 저잣거리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쳤다.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밤마다 서동 도련님을 안고 잔다’는 노래였다. 이 노래가 신라의 궁궐까지 퍼지자 왕은 선화 공주를 쫓아냈고, 서동은 선화공주와 함께 백제로 돌아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전설이 얽힌 장소의 신비로움 때문일까, 궁남지를 거닐면 더욱 마음이 아련해진다.

연꽃

궁남지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432
운영 시간 11:00~21:00, 토요일 11:00~23:00 (연중무휴)
연락처 1544-6703

팁

궁남지는 연중무휴이며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예년에는 7월이면 서동연꽃축제가 열렸고, 10~11월이면 굿뜨래 국화전시회가 열렸다.

화려했던 대백제의 부활, 백제문화단지

백제문화단지

백제문화단지는 넓은 부지에 백제의 궁과 능사, 마을을 재현해 볼거리가 쏠쏠하다. 정양문을 통과해 백제문화단지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사비 궁의 엄청난 규모에 놀란다. 백제 문화의 절정을 이룬 사비시대의 왕궁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백제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사비 궁을 관람하고 나오면 백제의 사찰인 능사를 지난다. 이곳의 건물들은 지금까지 발굴된 유구의 규모와 동일하도록 건물 사이의 간격과 기둥 사이의 간격을 1:1로 재현하였다. 국내에서 최초로 재현된 높이 38m의 거대한 5층 목탑을 마주하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탑

5층 목탑에도 백제 무왕의 전설이 얽혀있다. 신라로 떠나기 전에 서동은 능사의 탑을 세 바퀴 돌며 무사히 다녀오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무왕이 선화공주와 함께 백제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제향루에 오르면 위례성과 생활문화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위례성은 백제 한성시기의 도읍의 모습을 재현했다. 옛 성을 둘러싼 목책에서부터 높게 올린 가옥의 형태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생활문화마을은 사비 시대의 계층별 주거 유형을 보여준다. 장인이 살던 각 가옥 별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

가옥

백제문화단지
위치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455
운영 시간 09:00~17:00, 금~일요일 야간개장 09:00~22:00
연락처 041-408-7290

팁

백제문화단지의 관람료에는 백제역사문화관 관람료가 포함되어 있다. 1층과 2층의 전시실에 당시 백제의 생활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해 두어 즐겁게 관람을 할 수 있다. 시간이 맞는다면 3D 상영관의 ‘사비의 꽃’을 관람해 보자. 은근히 감동적이다

백제의 슬픔을 지켜본 낙화암

낙화암

구드래 나루터에서 배를 타면 고란사 선착장에 도착한다. 고란사에는 유명한 약수가 있다. 마시면 3년씩 젊어진다는 약수다. 약수를 들이키다가 갓난아기가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바로 이곳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약수를 마시고 나면 건물뒤편에 그려진 낙화암의 궁녀 이야기를 감상해보자. 조금 걸어 올라가면 낙화암이 나온다. 나당연합군이 침공했을 때 백제 여인들이 적군의 손에 죽지 않겠다며 이곳에 올라 강물에 몸을 던졌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진다. 그 모습이 마치 꽃이 날리는 모습 같았다고 하여 낙화암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일품인 이곳에 1929년 백화정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운치를 더한다.

구드래 나루터 선착장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 1-5
연락처 041-835-4689

팁

전설에 따르면 백제의 임금이 고란사 바위틈에서 나는 약수를 즐겼다. 약수터 주변에 자란 기이한 풀을 고란초라고 불렀는데, 고란사에서 떠온 약수임을 증명하려고 고란초 잎을 띄워 가져갔다고 한다.

추천 숙박 & 캠핑지

부여에는 백제문화단지 앞의 롯데리조트부여(041-939-1000)가 가장 규모가 큰 숙박시설이고, 시내에는 유스호스텔이나 모텔들이 띄엄띄엄 위치했다. 자온길에는 한옥스테이가 몇 곳 있어서 에어비앤비로 예약할 수 있다. 캠핑족이라면 오토캠핑장과 카라반 부지가 함께 있는 백마강레저파크(1833-8982)를 눈여겨보자. 백마강에서 워터파크와 수상레저까지 즐길 수 있다. 글램핑코리아 부여굿뜨래점(041-835-2942)에서는 여름이면 물놀이장을 개장한다.

사진

부여의 맛집 & 카페 탐방

부여에는 연잎밥집과 한우식당이 많다. 구드래나루터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도 식당과 카페들이 많으니 취향껏 골라보자. 부여 자온길에는 공예점 ‘편지’와 ‘책방 세간’, 카페 ‘수월옥’ 등 ‘자온길 프로젝트’를 내세운 젊은 취향의 공간들이 생겨나는 중이다.

수월옥

한옥의 정취를 살린 수월옥

수월옥은 마을 한쪽에 자리 잡았던 주막이자 요정이었다. 허물어져 가는 두 채의 건물을 다시 살려내어 이색적인 한옥 카페로 단장했다. 통유리로 마감한 건물에서 따뜻한 온돌 바닥에 예쁜 방석을 깔고 앉아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기 좋다. 좌식 공간의 한 편으로 부엌이 딸린 공간이 있다.

수월옥

맛있는 안주를 곁들여 소곡주를 한 잔 마시는 상상을 하며 공간을 계획했다. 포근한 날에는 바람이 솔솔 드나드는 야외 자리에 앉아도 좋겠다. 어디에 앉아도 사진만 찍으면 화보가 된다.

수월옥
위치 충남 부여군 규암면 수북로 37
운영시간 11:00~19:00(화요일 휴무)
연락처 031-581-1408

팁

찻길에는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지만, 골목 안쪽에는 주차 공간이 넉넉하다.

연잎밥

연잎밥

연잎의 향이 은은한 연잎밥

부여는 연꽃만큼이나 연잎밥도 유명하다. 찹쌀과 각종 잡곡, 견과류와 대추를 연잎에 싸서 찐 밥은 연 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서 다른 반찬이 없어도 맛있다. 연돌솥밥에는 연근과 함께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다. 누룽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연돌솥밥을, 쫄깃하게 씹히는 찰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연잎밥을 먹으면 좋겠다. 곁들인 오리고기 옆에도 흰 연꽃잎이 장식되어 화사한 느낌을 준다.

연꽃이야기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22
운영시간 11:00~19:00(연중무휴)
연락처 041-833-3336

팁

궁남지 근처의 연꽃이야기(041-833-3336), 구드래나루터 근처의 솔내음(041-836-0116)과 백제의집(0507-1480-1215) 등이 깔끔하고 평이 좋다.

칼국수

칼국수도 만두도 맛있는 궁남손칼국수

혼자 여행할 때는 연잎밥이나 한우구이 같은 2인 이상의 식사가 부담스럽다. 궁남손칼국수는 1인분의 음식을 파는 소중한 맛집이다. 손으로 반죽한 국수는 부드럽고 멸치육수로 우려낸 국물은 진하고 고소하다. 실하게 쪄낸 만두는 포장이 되니 캠핑가기 전에 들러 싸가도 좋겠다.

궁남손칼국수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12
운영시간 1:00~20:00, 휴식시간 15:00~17:30 (일요일 휴무)
연락처 041-835-2162

칼국수

글/사진_배나영

북튜브 ‘배나영의 Voice Plus+’를 운영하고, 여행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의 고정코너 ‘여행왓(What)수다’를 진행한다. 해돋이와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 광활한 자연과 인간의 문명이 조화로운 곳을 사랑한다. <리얼 방콕>, <리얼 다낭>, <호치민 홀리데이>, <앙코르와트 홀리데이>를 썼다. Instagram @lovelyba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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