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친구들과 경쟁하는 상황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면 좋을 것이고, 결과도 잘 받아들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승부욕이 매우 강해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무척 속상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럴 때면 부모도 함께 속상해진다. 승부욕이 강한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우고 해결해야 할까? 승부욕이 강한 아이는 승부를 통해서 얻는 각종 결과나 보상보다 이기는 것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부모의 양육 태도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1등이나 100점을 강조했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모의 가치관을 내재화한다. 그리고 부모가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하는 말, 예컨대 “OO보다 더 잘했다.” 또는 “OO보다 더 부족하다”라는 말을 종종 들려줬다면, 아이는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항상 ‘누군가를 이기는 것’ 또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앞서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두 번째, 부모의 편애다.
형제자매 간 질투나 경쟁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성장 과정에서 피할 수 없기도 하다. 특히 동생이 태어난 후 첫째 자녀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그 후에도 부모가 계속하여 동생을 더 예뻐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반대로 형(또는 언니)을 더 좋아하고 인정한다면 다른 자녀는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누가 편애를 받든지 간에 부모의 사랑을 덜 받는다고 느끼는 아이가 승부욕을 길러나가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자 할 것이다.
세 번째, 강한 지배 욕구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으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이는 기질적으로 타고 난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지배 욕구가 강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끝없이 확인하고자 한다.
네 번째, 열등감에 대한 보상 심리다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다양한 영역에서 충분하게 칭찬이나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아이는 그것에 대한 보상 심리의 작동으로 특정 영역에서의 과도한 인정 욕구를 드러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외모, 성격, 언행에 대한 칭찬을 받지 못한 아이가 학업에 있어서 늘 최고가 되려는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학습 능력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 아이는 운동에 한해서 과도한 승부욕을 보인다.
그 밖에도 승부욕이 강한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유용한 지도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열심히 노력하는 어린이를 강조하자. 승부욕이 강한 아이에게 이제부터 결과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1등을 하는 어린이’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는 어린이’가 더 훌륭하다는 점을 자주 말해준다.
그리고 협력이 강조되는 활동을 자주 시킨다. 함께 퍼즐이나 블록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기, 함께 조립식 장난감을 완성하기, 함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토론하기, 함께 그림을 그려서 완성하기, 함께 음식물을 만들기, 합창이나 합주, 그리고 장난감으로 함께 집이나 공원 꾸미기 놀이를 해보기 등이다. 지나치면 독이 되는 승부욕에 사로잡히지 않는 우리 아이로 키워보자.
글_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의학박사로서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소아청소년정신과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등 다수가 있다. 최근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자문위원으로서 홈페이지에 슈퍼맨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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