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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바다를 찾아, 겨울이면 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로 강원도는 일 년 내내 붐빈다. 계절마다 뿜어내는 매력이 색다르기 때문. 겨울이면 인제의 숲길에서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고,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날엔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을 오른다.
겨울 산에서 겨울 바다까지 아우르는 강원도를 향해 든든하게 껴입고 출발해 보자.
자작자작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매력적인 겨울나무를 꼽으랄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나무가 자작나무다. 자작나무는 추운 곳을 좋아해서 날씨가 추운 러시아 지역이나 백두산을 비롯한 북한 지역에 자작나무숲이 많다. 정작 우리나라 남한 지역에는 자생하는 자작나무숲이 드물다. 태백, 횡성, 인제 같은 강원도 산간 지방에 가야 자작나무를 볼 수 있는데, 그중 인제가 대표적인 자작나무 군락지다.
1990년 초반부터 조림된 20년 된 자작나무들이 모여 있는 자작나무숲에 찾아가 보자. 원래는 소나무 숲이었는데, 1989년 이후부터 소나무 대신 70만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었다. 자작나무 숲 안내소에서 출발해 3.2km길이의 임도를 따라 1시간쯤 올라가면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 아래 흰 속살을 드러낸 자작나무들이 한데 모였다. 곧게 뻗은 자작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모습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근사하다. 아름답게 자라난 자작나무들이 오래도록 보존되기를 기원하며 201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받았다. 계절에 따라 숲속교실, 생태연못, 인디언집 같은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위치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남로 760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안내소
연락처 033-460-8036
요금 무료입장 (자율탐방)
영업시간 09:00~18:00, 10월~3월 09:00~17:00
입산가능시간 5~10월 09:00~15:00, 11~3월 09:00~14:00
(월·화요일 휴무)
근처의 숲이 국유림이어서 산불조심기간에는 입산을 금지하기도 한다. 눈이 내리면 탐험코스로 내려오는 길이 미끄러우니 아쉽더라도 올라왔던 임도로 다시 내려오기를 권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 방문할 때는 전화로 입산 통제 여부를 확인하고, 아이젠이나 등산스틱을 챙겨서 가자.
편안하게 즐기는 겨울 설악산의 정취
네비게이션에 설악산 소공원을 찍고 출발하자. 설악산소공원은 설악산 꼭대기의 대청봉까지 등반할 수 있는 출발지이자 비룡폭포나 신흥사, 흔들바위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명소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고 문화재 구역으로 들어서면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탑승장이 나타난다. 해발 700m의 권금성까지 약 1,132m를 운행하는 설악 케이블카는 한 번에 50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거대한 케이블카다. 하지만 날씨와 바람에 따라 케이블카의 운행 여부와 운행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예약이 불가능해서 수시로 홈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저 멀리 위풍당당한 울산바위가 반겨주고, 거대한 불상이 굽어보는 신흥사가 내려다 보인다.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에 도착해 20분 정도 걸어가면 고려말에 지어진 옛 성터인 권금성터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가까운 봉화대, 멀리 만물상까지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린다.
설악 케이블카
위치 강원 속초시 설악산로 1085
홈페이지 www.sorakcablecar.co.kr
연락처 033-636-4300
요금 왕복 성인 13,000원, 37개월~초등학생 9,000원, 36개월 이하 무료
신비로운 거문고 소리를 상상하는 영금정
동명항은 물곰탕이나 일출명소로도 유명하지만 영금정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영금정은 최근에 세워진 정자의 이름이 아니라 야트막한 돌산 아래쪽의 커다란 바위들을 일컫는 말이다. 1926년도의 기록에 따르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만들어내는 신묘한 음율이 마치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하여, 해변가 바위 일대를 영금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말에 속초항을 개발하면서 바위들이 모두 파괴되어 이제는 그 신비로운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돌산 위에도 영금정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있고, 바다를 향한 자리에도 같은 이름의 정자를 지었다. 양쪽을 오가며 바다를 볼 수 있다.
영금정
위치 강원 속초시 영금정로 43
추천 캠핑지
추운 겨울엔 따뜻한 글램핑
속초밤하늘글램핑
주소 강원 속초시 장성천길 151
전화 033-633-5055
겨울 캠핑은 난방을 위해 준비해야 할 물품도 많고, 추운 날씨에 야외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만만치 않다. 속초밤하늘글램핑장은 자연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으면서도 불편함은 없앤 글램핑장을 운영한다. 각 텐트 내에 단독으로 사용이 가능한 화장실과 주방, 침대가 딸려 있다. 반려동물이 입실 가능한 텐트를 따로 관리하며,
카라반, 복층형 펜션도 함께 운영한다. 당일 6시간 동안 글램핑 장소를 이용하는 당일글램핑도 예약이 가능하다.
속초의 맛집
속초에서는 명태, 오징어순대, 물곰탕, 홍게, 생선구이를 속초오미라 친다. 속초중앙시장에서 닭강정과 가자미식해를,
아바이마을에서 오징어 순대와 아바이 순대를, 동명항에서 물곰탕을 먹으며 강원도의 맛을 느껴보자.
속초중앙시장 닭강정과
가자미 식해
속초중앙시장은 속초여행을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관광시장이다. 속초 닭강정의 양대산맥인 만석 닭강정과
중앙 닭강정 앞에는 언제나 줄이 길다. 여행자들에게는
만석 닭강정이 유명한 반면, 현지인들은 중앙 닭강정을 추천한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윤기 있게 버무려진 닭강정은 식어도 맛있어서 포장해 가는 사람이 많다.
중앙닭강정 본점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6
전화 1577-9042
영업시간 10:00~20:00
시장 안에는 여기저기서 바로 부쳐주는 오징어 순대의 냄새가 고소하다. 작은 게 튀김, 새우튀김도 발길을 잡아 끈다.
잘 삶은 대게와 게살볶음밥 뿐만 아니라 홍게라면, 킹크랩 도시락 같은 독특한 메뉴들도 있다. 새콤달콤 꼬들꼬들한 명태회나 가자미에 조밥을 넣어 삭힌 가자미 식해도 중앙시장에서 기념으로 구입해 보자.
식해는 생선에 약간의 소금과 밥을 섞어 숙성시킨 발효음식이다. 가자미 식해는 가자미에 조밥을 넣어 삭힌 음식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젓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밥도둑이 없다. 여러 군데서 시식하고 구입할 수 있으니 일단 한 번 맛을 보시라.
영금정 앞의 물곰탕 맛집, 외가집
물곰탕은 곰치로 끓인 탕이다. 곰치는 ‘꼼치’라는 이름의 생선인데, 강원도에서는 ‘물곰’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살이 흐물흐물해서 예전에는 그냥 버리던 생선이지만 이제는 얼큰하게 탕을 끓여먹는 강원도의 별미가 되었다. 동명항의 외가집은 싱싱한 물곰으로 탕을 끓여서 냄새가 거의 없다. 지리나 매운탕을 선택해 취향에 맞게 즐겨보자.
외가집
위치 강원 속초시 동명항길 55
운영시간 07:00~19:00(명절당일휴무)
연락처 0507-1324-8577
아바이마을의 아바이순대, 고원
고원의 오징어순대는 노릇노릇 잘 부쳐내 먹음직스럽고, 아바이순대는 쫄깃하고 고소하니 맛이 좋다. 곁들여 나오는 새콤달콤한 명태회가 순대의 맛을 살린다. 밑반찬 중에 가자미 식해가 나와 함경도식 젓갈을 맛볼 수 있다.
고원
위치 강원 속초시 아바이마을길 11-2
운영시간 10:00~20:00
연락처 0507-1444-3311
설악대교가 보이는 ‘찐’ 속초풍경
브릭스블럭482
위치 강원 속초시 중앙로108번길 72
운영시간 10:00~21:00
연락처 033-631-0031
글/사진_배나영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진짜배기 국내여행 가이드북 <리얼 국내여행>을썼다. <리얼 방콕>, <리얼 다낭> 등 여행책을 쓰면서 북튜브 ‘배나영의 Voice Plus+’를 운영한다. Instagram @lovelyba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