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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만 벌써 100번째! 우리 집에 ‘또’ 대장이 산다
책 읽어준다고 하면 100번은 더 읽었을 그림책을 가져오고, 하루 종일 같은 장난감으로 비슷한 놀이를 반복한다. 무한반복에 엄마 아빠는 지겹기만 한데 아이는 두 눈을 말똥말똥 뜨며 이렇게 외친다. “또요~ 또!!”. 정말 질리지도 않는 걸까? 똑같은 걸 반복하는 아이의 심리를 살펴본다
“또 해줘요!” 반복하는 아이의 심리
아이들이 반복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방귀소리가 재미있다며 계속 들려 달라 하고, 미끄럼틀의 재미를 맛보고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건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는 뻔하고 지루한 걸지 몰라도 아이는 반복 속에서 매번 새로운 것을 찾아낸다. 그림책 한 권을 즐기는 방식도 수십 가지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듣기만 했다면 한 번 더 볼 때는 그림을 유심히 살피고, 또 한 번 더 볼 때는 내가 책 속 캐릭터가 돼서 대사를 읊기도 한다. 한 권의 그림책을 가지고 수많은 방식으로 즐기면서 상상력을 키워나간다. 익숙하기에 ‘예측 가능한 결과’라는 점도 아이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쯤에선 이렇게 되겠지?’와 같이 자신의 예상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 아이의 기대감이 충족되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인지하며 일종의 쾌감과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반복의 미덕
1 절차기억을 형성한다
밥을 먹고 세수를 하며 옷을 입는 등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따로 배우거나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건강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다 행할 수 있는 일들이다. 이러한 루틴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절차기억 덕분이다. 절차기억이란 행위나 기술, 조작에 관한 기억 체계다. 가령 자전거 타는 법을 한번 익혀두면 한참 세월이 지나서도 따로 배우지 않고 탈 수 있는 것처럼, 이렇게 몸으로 기억하는 감각적인 행위들을 가리켜 말한다. 유아기는 이러한 절차기억을 형성해가는 시기다. 갓 태어난 아기는 손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거나 가까이에 있는 이불이나 인형들을 잡았다 놓았다 반복하면서 손을 어떻게 쓰는지 배우고, 인형 던지기를 반복하면서 내가 물건을 던졌을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체득한다. 이 밖에도 기기, 서기, 걷기 등과 같은 일들도 누군가 따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무수한 반복을 거듭한 끝에 성공할 수 있다.
2 반복은 안정감을 준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불안정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하루하루지만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반복은 이러한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게 돕는 단단한 울타리와도 같다. 아이는 반복을 통해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 아빠와 헤어져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오후가 되면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안정을 취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안전하다는 점을 익숙한 놀이나 그림책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반복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은 어른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청소나 빨래 같은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일을 하거나 볼펜으로 책상을 탁탁 치는 것도 불안함을 없애고 안정을 찾기 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3 아이의 자신감, 자아존중감을 높인다
내가 잘 알고 잘하는 일에서 자신감을 얻듯이 아이들도 익숙한 놀이, 내용을 줄줄 꿰고 있는 그림책을 보며 자신감을 키운다. 주변의 도움 없이 처음 걸음마를 내디딜 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장난감을 스스로 획득하였을 때, 드디어 혼자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었을 때 아이의 뿌듯한 표정을 보라. 이 순간 아이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혼자서 걷기, 스스로 밥 먹기 등에 익숙해지기 까지 아이는 무수히 시도해야 했다. 이제 아이는 뛰기도 하고 포크나 젓가락을 쓰기도 하면서 자신감을 마구 표출한다. 이처럼 한 가지 일을 능숙하게 잘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반복이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설프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면 나만의 노하우가 쌓이고 익숙하게 해낼 때 비로소 자신감을 얻는다. 자기가 잘 하는 놀이를 되풀이하며 자신감을 뽐내기도 한다. 이럴 때는 또 똑같은 놀이를 한다고 걱정하거나 다른 걸 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적절한 칭찬으로 아이의 자아 존중감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또’, 어떻게 놀아줄까?
아이와 ‘또’ 어떻게 놀아줄까?
1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책 읽어주기
똑같은 책이라고 해도 목소리의 억양, 톤, 효과음을 조절하면 다른 느낌이 될 수 있고, 반복된 놀이도 소리만 다르게 표현해주면 더 재미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부딪치는 상황을 반복할 때 “자동차가 ‘쿵’하고 부딪쳤어요.”, “자동차가 ‘콩’하고 부딪쳤어요.”, “자동차가 ‘쾅’하고 부딪쳤어요.”라고 대사 하나만 바꾸어도 아이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르다. 이때 소리에 따라 몸짓과 표정에도 변화를 주면 더욱 재밌다.
2 놀이에 변화 주기
같은 놀이라 해도 도구를 바꾸거나 약간의 변화를 주는 방법도 좋다. 만약 야외에서 공 던지기 놀이를 한다면 바닥에 던지거나 굴리기, 통 안에 넣기, 다른 물건 맞추기 등 여러 방식으로 응용한다. 공이 튕겨져 나가는 모양, 떨어진 공이 굴러가는 방향 등 비슷한 놀이라 해도 조금씩 결과물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또는 공 대신 돌돌 만 양말을 던지거나 신문지를 뭉쳐서 던져본다. 공과 어떤 점이 다른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3 아이에게 놀이 주도권 넘기기
아이들이 똑같은 놀이를 반복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능숙하기 때문이다. 아직 말도 어눌하고 신체도 원하는 대로 컨트롤하긴 힘들지만 익숙한 놀이 안에서만큼은 아이도 자신감이 마구 샘솟는다. 따라서 아이의 자신감을 더욱 북돋워 주고 싶다면 놀이 주도권을 아이에게 넘기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 놀이는 어떻게 하는지 엄마 아빠한테 알려줄래?”, “이 책은 우리 oo가 잘 아니깐어떤 얘기인지 들려줄래?” 등과 같이 제안해보자. 아이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창의력을 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