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배경,
뉴욕 브루클린
뉴욕은 1790년 미국의 수도 타이틀을 워싱턴 D.C.에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명실상부한 미국 최대의 도시라는 사실에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그만큼 지금도 세계 경제와 금융, 문화와 예술,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이기 때문. 서울시보다 두 배 정도 큰 땅덩어리인 뉴욕 시New York City에는 9백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고, 맨해튼에만 17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뉴욕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뉴욕 주New York State의 뉴욕 시, 그 안에서도 맨해튼을 의미하지만 뉴욕 시티는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테이튼 아일랜드 이렇게 5개의 행정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구역은 바로 브루클린.
과거 브루클린은 유럽 이민자들이 건설한 주택 브라운스톤Brownstone이 가득하여 맨해튼의 언저리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예술가가 거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브루클린에 위치한 윌리엄스버그, 덤보, 부시윅 등이 주목을 받으며 브루클린은 뉴요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 '인턴'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 은 낸시 마이어스Nancy Meyer 감독의 작품으로, 할리우드의 대표 미녀 배우인 앤 해서웨이 Anne Hathaway와 영화계의 거장 로버트 드 니로 Robert De Niro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70세의 나이로 아내와 사별하고 직장에서 은퇴한 벤(로버트 드 니로 역)은 무료한 삶을 보내던 중 의류 쇼핑몰에서 시니어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한다. 그는 인턴에 지원하고자 난생처음으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원서를 접수하고, 노력 끝에 쇼핑몰에 입사하게 된다. 벤이 입사한 쇼핑몰의 CEO인 줄스(앤 핸서웨이 역)는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을 갖출 정도로 능력있는 워킹 우먼이다. 줄스는 회사 업무에 전념하는 대신 집안 살림을 남편에게 전적으로 맡겼으나 남편은 동네 주민과 불륜을 저지르고 회사는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벤은 이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녀의 곁에서 따뜻하고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영화 속 이러한 명대사가 있다. "손수건은 필수품이야. 그걸 자네 세대가 모른다는 건 거의 범죄에 가까워. 손수건을 갖고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빌려주기 위해서야."
영화 '인턴' 속 명소
파트너스 커피 로스터스
Partners Coffee Roasters
영화 속 배경은 뉴욕의 브루클린이다.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집은 브루클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 4층 높이의 네덜란드식 저층 아파트인 브라운스톤 하우스이며, 이들이 드나드는 카페는 브루클린의 인기 카페인 파트너스 커피 로스터스Partners Coffee Roasters이다. 영화 촬영 당시에는 토비 에스테이트 커피Toby's Estate Coffee라는 호주 브랜드 카페였다. 지금도 당시 인테리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주로 찾는 곳으로 이 곳에 있으면 마치 브루클린 현지인이 된 듯한 느낌을 준다고!
브루클린 다리
Brooklyn Bridge
영화 속에 등장하는 또 하나의 명소는 브루클린 다리Brooklyn Bridge이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약 2.7km의 다리로 1883년 완공되었으며 개통된 뒤 2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현수교였다. 다리 타워의 표지판은 건설 도중 사고로 숨진 설계자 존 A. 로블링과 20여 명의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다리 위에는 보행자 전용 도로가 있어 1층은 차도, 2층은 인도로 구성이 되어 있고 다리를 건너는 데는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저녁 무렵 브루클린 쪽에서 다리를 건너며 감상하는 맨해튼 마천루의 아름다운 실루엣은 뉴욕 관광의 최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킹콩> 등에 등장하기도 했다.
뉴욕이 워낙 거대한지라 영화 한 편을 보면서 뉴욕을 모두 느끼기 힘들지만 영화 '인턴'은 뉴욕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브루클린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좋다. 또한 노인과 젊은 세대 간의 소통, 그리고 살림하는 남편과 기업을 이끄는 여성 가정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을 재현해내는 것 또한 지켜볼 만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따듯해져 더욱 좋았던 영화, 인턴. 뉴욕 브루클린에 당장 가지 못한다면 영화 인턴으로 그 마음을 대신 달래보는 건 어떨까. 뉴욕 브루클린이 주는 여러 가지의 위로를 양껏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작가가 추천하는 브루클린의 핫 스팟
더 리버 카페The River Cafe
브루클린에서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더 리버 카페The River Cafe를 추천한다. 로맨틱하고도 아름다운 전경 덕분에 1년 내내 인기가 많은 곳이다.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을 바로 코앞에 두고 먹는 음식 또한 매우 훌륭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음식은 남녀노소 누가 먹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사전에 예약하고 가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려우니 참고할 것. 낭만적인 식사를 하고 싶다면 저녁에, 밝은 분위기에서 경치를 즐기고 싶다면 점심에 식사할 것을 권한다.
1루프톱 가든 바 1Rooftop Garden Bar
밤의 브루클린이 자칫 심심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요즘 브루클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루프톱 바인 1루프톱 가든 바1Rooftop Garden Bar은 1호텔 브루클린 브리지1 Hotel Brooklyn Bridge의 옥상에 위치해 찾아가기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보이는 맨해튼의 아름다운 마천루는 감히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이며 언제 가도 인기가 많아 자리 잡기가 무척 힘들다. 루프톱 바 한층 아래에 자리한 화장실은 꼭 가보도록 하자. 통유리로 된 창을 통해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브루클린 브리지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세계의 도시 중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장 심한 곳이 바로 뉴욕. 맨해튼 소호나 첼시에 거주했던 예술가들이 치솟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Wiliamsburg으로 이주했다. 강 건너이긴 하지만 맨해튼이 보이고 지하철로 연결되었기 때문. 하지만 현재 윌리엄스버그 또한 물가가 올라 많은 이가 윌리엄스버그보다 더 동쪽에 위치한 부쉬윅Bushcwick과 그 위쪽의 그린포인트Greenpoint로 몰려가고 있다. 이 두 동네는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의 거리 그래피티와 개성 강한 숍이 가득해 구경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갈 정도라고!
더 부쉬윅 컬렉티브 The Bushwick Collective
부쉬윅을 걷다 보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벽화 더 부쉬윅 컬렉티브를 만나게 된다. 2011년 처음 그려진 벽화를 시작으로 세계 유명작가들의 손길을 거쳐 거대한 벽화 거리로 거듭났다. 놀랍게도 이곳은 과거에 우범지대였으나 현재는 이 벽화 덕분에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유명 관광지로 변신했다. 많은 관광객이 이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하니 놓치지 말고 사진을 꼭 남겨볼 것!
세이 커피Sey Coffee
모던하고 힙한 분위기에서 맛 좋은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부쉬윅의 세이 커피를 추천한다. 이른 아침부터 커피 한 잔을 즐기려는 뉴요커들이 즐비한 이곳은 커피 맛이 고급스럽고 부드럽기로 유명하다. 카페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식물로 가득해 마치 도심 속 정원에 있는 느낌을 준다.
서점 워드Word
책을 좋아한다면 그린포인트의 서점 워드를 잊지 말 것. 아늑하게 꾸며진 내부에 다양한 책들과 서점 굿즈들이 가득하다. 직접 보고, 만지며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멋진 여행 기념품이 될 것이다. 또한 서점 워드는 매달 작가와의 만남, 북클럽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니 미리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본 후 방문해보는 것을 권한다. 운이 좋다면 평소 좋아하던 작가를 만날 수도!
글/사진_조은정
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설레면서 짜릿한 건 '여행'이라고 믿는 프로 여행러이자 8권의 책을 저술한 우리나라 베스트셀러 여행 작가. 『뉴욕 셀프트래블』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인 미국을 애정 듬뿍 담아서 꼼꼼히 소개한 안내서이다. 공항과 여행지에서 자신의 책을 손에 든 독자를 만날 때마다 삶의 희열과 책을 쓴 보람을 느낀다고. Instagram @eiffel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