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햇살이 가득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대표 인기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제2의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유명한 도시이다. 과거 스페인 선교사들이 전도기지를 세운 뒤 멕시코 독립과 함께 한때는 멕시코령이 되었고, 지금도 간혹 그 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 이후 미군에 점령되어 미국으로 영역이 바뀌면서 현재의 샌프란시스코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금광을 캐던 시절에 부를 쌓은 사람들이 여러 기업체를 만들면서 지금의 대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일 년 내내 안개가 자욱한 금문교를 중심으로 태평양 연안에 자리하고 있는 덕분에 국제적인 항구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곳은 또한 수많은 히피와 동성연애자들의 성지로도 유명하다. 그들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그 전통을 이어가며 도시를 지키고 있다. 1906년 대지진의 아픔이 있었지만 그 후 재건에 성공하였고 가파른 언덕 위에 세워진 빅토리아풍 건축물과 그림처럼 펼쳐지는 항구의 조화가 매우 아름답다.
이러한 풍경과 자유로운 문화가 어우러져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에 손꼽히는데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tvN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에 샌프란시스코가 등장해 그 반가움이 더해졌다. TV 속에 보여진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을 함께 찾아가보자.
스파크 소셜 SF Spark Social SF
이연복 셰프를 비롯한 모든 출연진들이 좁은 푸드 트럭 안에서 하루 종일 복작거리며 열심히 음식을 만들던 그 모습 속 장소는 스파크 소셜 SF라고 불리는 장소이다. 미션 베이에 위치한 이곳은 세계 각국의 요리 150여 가지를 제공하는 푸드 트럭이 매일 10-20개 정도 오픈해 시민들을 위한 점심과 저녁 식사를 판매한다. 내부는 식사가 될만한 메뉴를 판매하는 푸드 트럭 파크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비어/샹그리아 가든, 매일 다채로운 행사 진행이 열리는 이벤트 공간 이렇게 3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누구든 마음 편히 찾아가 여러 나라 각국의 음식들을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최근 인기 있는 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현지 업체인 LMNOP Design에서 행사장 전체의 디자인을 맡아 진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현지에서 뭐먹지?>의 촬영지, 스파크 소셜 SF
헤이즈 밸리Hayes Valley
헤이즈 밸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연남동으로 불리며 뜨고 있는 인기 장소로, 다운타운 옆 공연예술지구 근처에 있다. 이곳엔 감각적인 도시의 삶을 만끽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거리엔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가 흠뻑 배어있는 로컬 숍과 레스토랑, 카페가 구석구석 가득 차 있고 마냥 여유를 부리고 싶은 예쁜 공원도 있다. 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살랑거리는 캘리포니아의 바람과 나무의 향을 느끼며 하루쯤 산책하기 그만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지에서는 영화감독이 배우를 길거리 캐스팅하러 가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은 트렌디한 문화와 비주류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 대형 유명 브랜드 숍 대신 현지 디자이너의 숍이 가득 거리를 메우고 있고, 거리에서 시작했다는 아이스크림 가게 '스미슨 아이스크림 Smitten Ice Cream'의 천연 우유 아이스크림은 긴 줄을 서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명물이 되었다. 평일엔 한적하지만 주말엔 거리공연이 열리는 등 활기가 넘친다. 아이를 안고 온 가족, 데이트를 이제 막 시작한 듯한 커플, 쑥스러워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를 하는 거리의 젊은 뮤지션, 그리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사람들. 지금도 저자가 샌프란시스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손꼽는, 소중한 이에게만 살짝 알려 주고픈 명소이다.
소살리토 Sausalito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거대한 금문교를 건너면 바로 연결되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예술가 마을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근교 여행지이다. 페리 빌딩이나 피셔맨스 워프의 피어 41에서 페리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며 중심가인 브리지웨이 로드 Bridgeway Rd를 기준으로 대략 1km 안에 현지인들이 사는 예쁜 주택가와 요트, 상점, 호텔, 레스토랑들이 바다를 향해 줄지어 있다.
소살리토에서는 산책을 하면서 걷거나 아예 페리로 자전거를 싣고 와 즐기거나 혹은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자전거를 렌트해 금문교를 넘어오는 등 여러 형태의 여행자들이 골고루 방문하는데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안개가 거의 없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브리지웨이 로드의 끝에는 보트하우스라는 바다 위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독특한 분위기이다. 1960년대에 세금을 피하고자 배 위에 집을 지은 것을 시초로 지금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쯤 시간 내어 항구 마을을 산책한 후 근처 레스토랑에서 푸짐한 해산물로 한 끼 식사를 즐긴 후 바닷가에 앉아 저 멀리 보이는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일몰을 즐겨보면 어떨까? 번잡한 도시에서의 기억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경만이 가슴속에 남을 것이다.
한적한 평화로움이 매력인 소살리토의 풍경
금문교 Golden Gate Bridge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로 널리 알려져 있는 샌프란시스코 최고의 명물 금문교는 천재 건축가 조지프 스트라우스가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안전하게 설계하여 시공한 지 4년 만인 1937년 개통하였다. 샌프란시스코 북부의 마린 카운티 사이를 오가기 위해 제작되었는데 걸어서 건너면 1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이다. 길이가 2,800m, 기둥 높이가 67m로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이라 특수 부식 방지 처리가 된 붉은색이 주를 이룬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은 가히 압권이다. 바람이 많이 불고 다리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온전히 서 있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반드시 멈춰 서서 기념사진을 찍어야 할 만큼 매력적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금문교
비스타 포인트, 베이커 비치, 포트 포인트 등 샌프란시스코에는 이곳의 상징인 금문교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여러 포인트들이 있지만 마린 헤드랜즈는 그중에서도 작가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곳이다. 마린 헤드랜즈는 사실 관광객보다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전망대로, 시내의 반대쪽으로 금문교와 연결되고 소살리토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에 위치해 있다. 가슴이 뻥 뚫리게 멋스러운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도시락을 싸들고 가 도시와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벤치에 앉아 힐링을 할 수 있는 한적하고도 아름다운 곳이다.
도티스 트루 블루 카페 Dottie's True Blue Cafe
미국 내에서도 맛있는 레스토랑들이 줄줄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지만 대부분은 관광객을 위한 곳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 추천할 도티스 트루 블루 카페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인기 브런치 맛집으로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심지어 아침 7시 반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도 그 시간 이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그러나 필자가 경험하고 왔으니 절대 장담할 수 있다. 이것이 이곳의 유일한 단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음식은 무엇을 시켜도 정성 가득한 손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골고루 맛있다. 특히 각종 빵 종류와 잼, 시럽 등은 모두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걸로 유명하니 꼭 맛보도록 하자. 미국식 수제 맛집이란 이런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 내부는 벽돌과 샹들리에, 옛 영화배우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어 운치 있다.
글/사진_조은정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조은정은 일하면서 떠나는 직장인의 세계여행 붐을 최초로 일으킨 인기 여행작가로,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등의 베스트 셀러 8권을 출간했다. 매년 전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하지만,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 애정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