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들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랜 기간 사랑 받는 제품을 ‘스테디셀러’라고 한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스테디셀러가 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한다.
50년의 역사를 지닌 정식품에는 10년 이상 인기를 누린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이 있다. 바로 2012년 처음 출시된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 제품이다. 이는 두유에 견과의 영양과 맛을 풍부하게 더한 것으로 남녀노소 영양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최근 건강을 지향하는 소비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채식주의로 비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특히 비건은 건강상의 이유 외에도 환경, 윤리적인 소비와 같은 가치소비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는 식품 트렌드에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 만큼 새롭고 강력한 흐름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5,109억 원에서 지난해 6,942억 원으로 5년 새 35.9% 급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맛과 영양뿐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에도 적합한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자.
비건 트렌드와 견과 제품의 성장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식품은 일반적으로 3차에 걸쳐서 그 기능을 분류한다. 1차 기능으로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영양 기능”, 2차 기능으로는 맛, 향, 조직감 등 기호를 만족시켜주는 “감각 기능”, 마지막으로 3차 기능은 질병예방과 건강 향상 등의 “신체조절 기능”이다. 과거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식품에 대한 기대도 1차 기능에서 3차 기능까지 더해나가고 있다. 견과 제품은 최근 원료의 기능적 이점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더욱 사랑 받고 있는데, 포만감은 물론이고 고소한 맛과 식물성 영양까지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어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시장·통계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독일 견과류 시장의 총 매출액은 2026년에 약 28억 9,700만 유로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의 정책적인 면에도 이러한 변화의 트렌드가 반영되어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비건 식품에 대한 요구가 많아짐에 따라 ‘비건’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식품의 비건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으로 배포되기도 했다.
스테디셀러의 탄생,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는 10여 년 전에 출시되었음에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식품 트렌드에 부합하며 소비자의 인정을 받은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팩 제품 형태의 첫 제품이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다. ‘견과 두유’ 라는 새로운 시장 형성과 오랜 기간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 그리고 개발 에피소드까지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 개발 주역 C 선임연구원과 궁금증을 풀어 보는 자리를 가졌다.
당시 '아몬드와 호두 두유'는 생소했을 텐데 소스를 떠올린 계기가 있었나요?
‘제품 개발을 진행할 때 시장 상황을 가장 먼저 고려했습니다. 그 당시 두유 시장은 블랙, 플레인, 플레이버로 구분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플레이버 제품의 소재를 검토하던 중 견과를 적용해 간편한 팩 제품으로 개발해 보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새로운 ‘견과 두유’라는 카테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만 해도 두유 카테고리에서 견과류를 적용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고, 아몬드 포함 4가지 견과를 사용해서 팩 제품으로 출시한 것은 정식품이 최초였습니다. 당시 견과는 음료보다는 원물 그대로 섭취하거나 술안주 등 부식 개념으로 소비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음료의 원료로는 도전적이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입사 후 처음 출시하는 제품이었기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개발했었던 제품입니다. 걱정과는 다르게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의 반응도 좋았고, 현재까지도 사랑 받는 제품으로 인식되어 개발자로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스테디셀러로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원료를 제품 속에 잘 녹여 내면서도,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료인 견과류 자체가 고소하다는 인식이 높다 보니 원료 가공부터 신중하게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고소한 맛을 위해 원물을 로스팅 해야 하는데, 견과류는 기본적으로 기름이 많아서 오래 볶으면 쉽게 타고, 덜 볶으면 산패취가 심하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첫 번째로는 적절한 로스팅 시간과 조건을 고려했습니다. 두 번째는 최적 비율 설계였습니다. 한 가지 견과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4가지 견과를 사용하기에 각각의 견과 비율을 어떻게 조율하냐에 따라 최종 제품의 맛이 달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험실 내에서도 수많은 조합으로 만들어보고, 또 계속해서 맛보면서 시간과 노력을 들였었고, 맛에 대한 검증을 위해 외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조사를 5번 이상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품질 안정성입니다. 일반 두유 대비 원료 특성상 지방 함량이 높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 안정성을 위해 유화 공정을 새롭게 설계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잘 전달되어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가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보이며,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와 함께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0여 년 전 입사 이후 첫 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원의 열정 가득한 마음으로 탄생한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고와 최초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뜨거운 열정이 새로운 스테디셀러를 탄생시킨 비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식음료 시장에는 수많은 베스트셀러 제품과 스테디셀러 제품이 있다. 제품의 탄생 이면에는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노력이 있지만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제품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다. 정식품 또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내놓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정식품은 오늘도 소비자에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뿐만 아니라 두유, 음료, 식자재, 대체식품 등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에서 새로운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을 쓴 김수진 주임연구원은
연구기획부서에서 학술자료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정식품 학술연구의 중심이 되는 그녀는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자상함에 더하여 친절함까지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