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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과다 사용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이 전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무엇인가 보고 있거나 아니면 손가락을 열심히 두들기면서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 바로 SNS를 열심히 하고 있다. 모처럼 가족이 외식을 하는데 아이들은 이처럼 틈만 나면 SNS에 주의를 기울인다. 부모가 아이의 이러한 모습을 지적하려 하면 아이의 날 선 반응이 날아온다. 가족 간 화목한 대화는 언제 가능할까? SNS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아이를 어떻게 대응하고 올바른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모바일기기를 사용하는 아이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엄마

SNS 과다 사용이 어떻게 중독의 수준까지 도달할까?

알코올, 담배, 약물과 같은 물질에 중독되는 것처럼 특정한 행위도 중독될 수 있다. 이러한 행위 중독은 특정한 행위를 갈망하고 집착하여 점차 사용의 강도를 더해감과 동시에 그것을 하지 못하게 될 때 견디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행위 중독에 빠진 소아 청소년은 마치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어른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중독된 아이의 뇌에서 쾌감과 행동을 관장하는 뇌 기능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SNS를 사용할 때만 쾌감을 느끼는 뇌 부위가 활발하게 작용하고, 다른 활동을 할 때는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SNS 활동을 더 하기 위해서 때로는 거짓말을 하게 되고, 한 번 사용을 시작하면 부모님이 많은 잔소리를 해야 겨우 멈출 수 있다.
알코올 중독자가 항상 술 생각을 하듯이 아이는 항상 SNS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 다른 활동을 제대로 완수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만일 SNS 사용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면 짜증을 내고, 불안 및 초조함을 보이며, 화도 잘 낸다. 이른바 ‘금단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술을 계속 마시게 되면 주량이 점차 늘듯이 SNS 사용을 하면 할수록 더욱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만족하게 되는 ‘내성’ 현상도 생기게 된다.

아이와 함께 진단해보세요.

SNS 중독에까지 도달한 아이는 어느 순간에 자신의 문제점을 깨달아서 이제 그만 두려고 해도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여전히 SNS를 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실제로 SNS 활동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타인과의 비교로 인한 열등감 또는 SNS에서의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다. 결국 자녀의 SNS 문제로 말미암아 가족 전체가 갈등상황에 놓이는 것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SNS에 중독되기 쉬운 아이들의 유형

ADHD가 있는 아동,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아동, 자신감이 저된 아동

스마트폰으로 인한 갈등

첫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동의 경우가 많다. ADHD 아동은 대개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기 어려워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면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나중으로 미루는 능력이 부족하다. 충동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SNS에의 욕구를 느낄 때 꼭 하고야 마는 특성을 보인다. 또한 적절하게 시간 조절을 하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긴 시간 동안 SNS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ADHD 아동은 지루하고 단순한 과제가 반복되는 것을 특히 못 견뎌 한다. 따라서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주의집중력을 잘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히려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풍부하고 내용이 자극적인 SNS에는 재미를 많이 느낌과 동시에 자신의 주의집중력을 유지하곤 한다. 그 결과 더욱 SNS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둘째, 우울증, 불안장애, 대인기피증 등의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아동의 경우도 많다. 이러한 아이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무기력감을 많이 느끼고, 말 그대로 우울하거나 불안하기 때문에 평소의 심리상태가 부정적이다. 그런데 SNS 활동을 하게 되면 잠시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잊게 된다. 더욱이 평소와는 다르게 즐거움을 느끼게 되므로 점점 더 SNS에 몰입하기 쉽다. 즉 심리적인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SNS를 찾는 것이다.

셋째,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소 학업성적이 나쁘거나 혹은 친구들이 별로 없어 자신감이 저하되어 있는 아이의 경우에도 SNS에 중독되기 쉽다. 특히 SNS 활동을 상대적으로 왕성하게 잘 하는 아이의 경우 저하된 자신감을 이러한 측면을 통해서 회복하려고 한다.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타블렛PC를 가지고 사용중

첫째,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인다.

아이와의 대화 또는 놀이 시간을 늘리는 등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SNS 사용 대신에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더 즐겁게 여긴다면, 아이는 더 이상 SNS를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아이의 SNS 사용 시간을 제한하려고 해도 관심과 사랑이 깔린 가운데서 애정 어린 지적이 이루어져야 더 효과적이므로 부모와 아이 간의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

둘째, SNS 사용 시간을 정해 준다.

SNS 사용 시간을 정해 준다. 예를 들어서 하루에 저녁 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허용을 한다든지 또는 주말에 몰아서 2~3시간을 허용해 준다든지 시간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부모와 아이 간에 적절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의견의 절충이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부모가 정한 것을 따르게끔 해야 한다.

셋째, 부모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

부모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일관된 태도를 보인다. 필요하다면 형제자매 등 모든 가족이 총 동원되어 아이의 SNS 사용을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서 아빠는 보다 더 허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에 엄마는 지나치게 억압적이라면 아이의 SNS 중독을 고쳐 나가기 어렵다.

넷째,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거실에 둔다.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거실에 둔다. 밤이 늦은 시간에 자신의 방에서 SNS에 몰두하는 아이는 부모가 감독하기 어려울뿐더러 자신의 방에 부모님이 들어오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과 잠에서 깬 직후, 즉 하루의 시작과 끝을 SNS와 함께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아이가 잠에서 깨어 아침 식사까지 마친 후 다시 스마트폰을 가져갈 수 있게끔 한다.

다섯째, 다른 취미 활동을 유도한다.

SNS 외 다른 취미 활동을 유도한다. 예컨대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면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또는 악기 연주를 배우게 한다. 미술이나 체육 활동 역시 SNS를 대체할 만한 훌륭한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 부모가 함께 배우거나 즐기면 아이의 참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분리불안

분리불안

여섯째, 적절한 보상 체계를 이용한다.

적절한 보상 체계를 이용한다. 단지 규칙을 정하는 것 외에 부모의 SNS 제한 지시에 잘 따르면 상과 선물을 주고, 그렇지 못하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제공한다. 마치 계약서를 쓰는 것처럼 매일의 일정표와 얼마만큼 잘 지켰을 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미리 적어서 아이가 잘 볼 수 있게끔 벽에 붙여 놓는다.

일곱째,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 즉 부모 스스로 SNS 활동을 줄인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가급적 SNS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짧게 사용하거나 식사나 대화 중에는 멈추는 행동을 보여주자. 그래야 아이도 부모의 모습을 본받을 수 있음이다. “다름 사람과 식사하거나 대화 중에는 SNS를 멈추고 상대방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적 예의다. 그러면 상대방이 너를 좋아할 것이야.”라는 말도 덧붙여주자.

여덟째,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아이에게 우울증, 불안장애, ADHD 등이 있는 경우 부모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순히 SNS 사용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아이의 치료와 함께 부모의 대응 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는다.

지금까지 SNS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응할지 알아봤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SNS이기에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부모의 필요한 역할이다.

글_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의학박사로서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소아청소년정신과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등 다수가 있다. 최근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자문위원으로서 홈페이지에 슈퍼맨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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