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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아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힐링 여행을 하고 싶은 욕심, 우아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가 미술관을 거니는 도시 여행의 묘미, 두 가지 모두 놓칠 수 없다면 강릉으로 가자. 물맛이 좋은 강릉은 커피와 브루어리로 유명하고, 바다를 품은 예술적 공간도 다양하다.
자연과 예술의 절묘한 조화,
하슬라 아트월드
'하슬라'는 고구려 시대에 강릉을 일컫던 옛 이름이다.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지고, 뒤로는 산으로 둘러싸인 건물이 화려한 색으로 빛을 머금는다. 공간에 대한 감각이 무척 세심하고 뛰어나다. 조각가 부부인 박신정과 최옥영이 함께 만들고 디자인했다. 자연의 에너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원색으로 표현한 아비지 특별갤러리는 하슬라아트월드의 개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피노키오와 마리오네트 박물관에는 세계에서 수집한 다양한 인형과 실제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가 있어 인기다. 언덕 위로 올라가면 넓게 펼쳐지는 야외 조각공원이 근사하다. 해안 절벽을 따라 초록이 우거져 있고, 길목에는 조각 작품들이 서있다. 소나무 정원을 자박자박 걸어 시간의 광장으로 나서면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만난다. 하늘을 나는 자전거가 바다를 달린다. 이 풍경을 품으러 여행을 왔나 싶다.
하슬라 아트월드
주소 강원 강릉시 강동면 율곡로 1441
전화 033-644-9411
영업시간 09:00~18:00, 휴관일 없음
요금 성인 15,000원, 청소년 13,000원, 어린이 11,000원
하슬라 아트월드에서는 모든 방이 예술적 오브제로 꾸며진 뮤지엄 호텔도 운영한다. 하루 머물며 미술관과 조각공원을 돌아보면 예술적 감성이 풍부해지는 여행을 할 수 있다.
5천원 권에서 만나던 신사임당의 집, 오죽헌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오죽헌을 둘러보며 단아한 한옥과 멋스러운 소나무를 감상하자. 신사임당의 생전에도 볼 수 있었다는 수령 600년의 배롱나무가 앞뜰에 있어 여름이면 운치를 더한다. 뒤뜰에는 오죽헌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줄기가 가느다란 검은색 대나무가 빼곡하다.
안채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볼 수 있고, 정조 임금이 친히 지어준 어제각 안에는 율곡의 유품인 벼루와 <격몽요결>의 원본을 볼 수 있다. 오죽헌 앞의 널따란 광장 바닥에는 5천원 권에 새겨진 오죽헌의 풍경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자리를 표시해 두었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오죽헌의 근사한 모습을 남길 수 있다.
오죽헌
주소 강원 강릉시 율곡로3139번길 24
전화 033-660-3301영업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00)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자랑스러운 강릉의 문인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남존여비 시대에 여성의 삶을 글로 쓴 난설헌 허초희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시집을 낼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적서차별의 시대에 서자로 태어난 교산 허균의 비판적 의식은 <홍길동전>으로 빛을 발했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에서 두 사람의 문학적 성취를 엿볼 수 있다. 허난설헌이 태어난 고택은 후대에 증축되어 널찍하다. 부지가 넓고 소나무 숲이 근사하게 펼쳐져 소풍 나온 아이들도 신나게 뛰어논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위치 강원 강릉시 초당동 477-8
연락처 033-640-4798
영업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추천 캠핑지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
강릉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좋은 순긋해변캠핑장이나 송정해수욕장캠핑장에서 차박이나 캠핑을 해도 좋고, 안목 카페거리까지 걸어갈 수 있는 안목커피카라반캠핑장이나 솔향강릉카라반캠핑장을 이용해도 좋겠다.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사천해변에 베이스캠프카라반, 강릉경포카라반파크 등이 있어 편하게 머물 수 있다.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는 캠핑장을 찾는다면 연곡해수욕장까지 조금 더 올라가자.
솔숲에 위치한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은 산과 바다 모두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
위치 강원 강릉시 연곡면 동덕리 산3
연락처 033-662-2900
홈페이지 www.pinecamping.or.kr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은 데크와 노지, 카라반, 차박까지 모두 가능한 인기 많은 캠핑장이다.
예약은 한 달 전, 매일 오전 10시에 1인 1사이트만 가능하다.
강릉의 맛집
맛집만 잘 골라도 여행의 반은 성공한 셈이 아닐까? 강릉에 왔으니 강릉에서 태어난 음식을 맛보자.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한 초당순두부, 강원도 감자의 참맛 감자옹심이, 신선한 꼬막무침이 강릉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고소하고 몽글몽글한, 초당순두부
강릉 여행에서 초당순두부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두부가 더욱 고소하고 담백하도록 바다의 향을 가미하기 때문. 무겁게 눌러 단단해진 두부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순두부에 간장 양념을 끼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한국전쟁 이후 살림이 어려워진 초당동 일대에서는 두부를 만들어 강릉 시내에 팔기 시작했는데, 깨끗한 바닷물을 간수로 써서 만든 두부가 유명해지면서 초당동 일대가 순두부 식당으로 채워졌다. 얼큰하고 매콤한 순두부도 맛있지만
이왕이면 담백한 국물의 흰 순두부 백반을 맛보길 추천한다. 일찍 여는 집이 많아 아침 식사로도 든든하다.
초당할머니순두부
주소 강원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77
전화 033-652-2058영업시간 08:00~19:00, 평일 브레이크타임 16:00~17:00, 주말 브레이크타임 15:30~17:00, 화요일 08:00~15:00, 수요일 휴무
요금 순두부백반 11,000원, 모두부 15,000원
쫀득하게 뭉쳐진 옹심이,
강릉감자옹심
강원도에 왔으니 감자옹심이를 맛보자. 강원도하면 감자, 감자하면 옹심이가 아닌가. 감자 특유의 고소함이 살아 있는 옹심이는 동글동글 뭉쳐 새알같이 들어간다. 전분과 함께 뭉쳐 쫄깃쫄깃하게 씹는 맛도 좋다. 은근히 양도 많아서 먹고 나면 든든하다. 옹심이칼국수보다는 옹심이를 추천. 일찍 문을 닫고 저녁 장사를 하지 않으니 늦은 아침이나 이른 점심 식사를 하러 가자.
주소 강원 강릉시 토성로 171
전화 033-648-0340 영업시간 10:30~16:00 (목요일 휴무)
요금 순감자옹심이 10,000원, 감자옹심이칼국수 9,000원,
감자송편 6,000원
문화주차장(강원도 강릉시 임당동 39 문화주차장)에 주차 후 2인분 이상 주문해야 주차권을 제공한다.
꼬막 요리의 원조라네, 엄지네 포장마차
커다란 접시에 반은 꼬막무침이, 반은 양념이 잘 된 비빔밥이 담겨 나온다. 신선한 꼬막을 해감해 살짝 삶아내어 쪽파와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간장과 고춧가루 양념에 살짝 무쳐냈다. 꼬막은 달고 양념은 짭짤하고 고추가 매운 맛을 살리니 흔히 말하는 단짠단짠한 맛이 조화롭다. 깜짝 놀라 한 접시를 냉큼 비우게 된다. 곁들여 나오는 미역국과 다른 찬들도 정갈하니 맛있다. 포장이 가능하니 캠핑할 때 싸가도 좋겠다.
엄지네포장마차 본점
주소 강원 강릉시 경강로2255번길 21
연락처 033-642-0178
운영시간 11:00~23:00
요금 꼬막무침비빔밥 35,000원, 꼬막무침 33,000원, 육사시미 30,000원
풍경도 커피도 빵도 만족스러운 카페 곳
아침 일찍부터 갓 구운 빵 냄새가 카페에 가득하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크고 환한 통창에서 햇살 담뿍 받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로망을 꿈꾼다면 곳 만한 카페가 또 있을까. 1층과 2층이 모두 통유리로 마감되어 어디에 앉아도 하늘색 바다가 손닿을 듯 가까이 보인다. 문을 활짝 열어둔 1층에서도, 테라스가 있는 2층에서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다. 3층의 루프탑에는 바다를 향해 하늘로 뻗은 계단이 있어 인생샷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카페 곳
주소 강원 강릉시 사천면 진리해변길 143
전화 033-646-4500
영업시간 09:00~21:00
요금 바다연유라떼 6,000원, 마카다미아 카라멜 칠러 7,000원
글/사진_배나영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진짜배기 국내여행 가이드북 <리얼 국내여행>을썼다. <리얼 방콕>, <리얼 다낭> 등 여행책을 쓰면서 북튜브 ‘배나영의 Voice Plus+’를 운영한다. Instagram @lovelybae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