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베데레 궁전 너머로 보이는 건물 중 첨탑이 돋보이는 건물은 자유시간에 박근형이 찾아간 성 슈테판 대성당이다. 성 슈테판 대성당은 80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건축물로 ‘빈의 혼(Soul of Wien)’이라 불린다. 2개의 첨탑을 둘러싼 건물은 여러 건축 양식이 혼재돼 있다.
12세기에 로마네스크풍으로 지었는데 14세기에 증축하며 고딕 양식이 더해졌다. 남쪽 탑에선 서면 슈테판 광장이 장난감처럼 아득하게 보이고, 북쪽 탑에선 오스트리아의 상징인 독수리 문장을 새긴 타일 지붕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쪽 탑은 343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북쪽 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번에 오를 수 있다. 성당 내부가 빛을 발하는 때는 일요 미사 시간. 현악 사중주와 성가대의 합창이 감미롭게 어우러진다. 하이든, 슈베르트도 이곳에서 소년 성가대원으로 활약했다.
꽃할배들이 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한 곳은 빈 국립 오페라극장이다.
1869년 5월 25일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를 초연한 이래 쭉 같은 자리를 지켜온 공연장이다. 매년 300회 이상의 공연을 그것도 매일 다른 레파토리로 선보인다. 궁전만큼 화려한 인테리어는 탄성을 자아내고, 좌석마다 설치된 자막 스크린은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여기에 정상급 성악가의 공연과 청중의 열정적인 관람 태도가 더해져 명품 극장을 완성한다.
꽃할배들이 관람한 공연에서는 비발디의 '사계' 중 봄,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 클래식 명곡이 이어졌다. 특히, 공연에 심취한 김용건은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마치 나를 위한 음악회 같았다. 오래 전에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파노라마처럼 (옛날 일들이) 펼쳐졌다. 자꾸 연상됐다."고 아련한 추억에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