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


JTBC ‘비긴어게인’ 속 첫 음악 여행지

‘아일랜드 더블린’

글 / 사진 우지경

음악과 흑맥주의 나라, 아일랜드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거리엔 늘 음악이 흐른다. 버스커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거리를 무대 삼아 멋진 연주를 선보이고, 펍에선 매일 밤 밴드 공연이 펼쳐진다. 더블린을 벗어나 골웨이 같은 소도시를 찾아도 거리 버스킹과 펍은 흔한 풍경이다. 아일랜드는 음악과 맥주를 사랑하는 아이리쉬(Irish)가 살아가는 나라니까.

노래하는 아이리시가 말했다. 펍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후드득.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는 버스킹을 하러 온 음악 여행자에게 치명적이다. 한껏 준비해도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면 거리 공연을 접을 수 밖에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올 듯 말 듯 찌푸린 하늘은 아일랜드를 찾은 여행자들의 애를 태운다. 이럴 땐 펍으로 스며들면 된다. 거리 공연을 미루고 왁자지껄한 펍, 앰프도 없는 작은 무대에서 마음을 다해 노래했던 비긴 어스 멤버들처럼 말이다.

더블린에서 첫날, 나 역시 비를 피해 브레이즌 헤드(The Brazen Head)를 찾았다. 1198년에 문을 연 브레이즌 헤드는 아일랜드 최고령 펍으로 꼽힌다. 자갈이 깔린 마당을 지나, 어둑한 실내로 들어서자 온기가 감돌았다. 바의 중간쯤 여행객으로 보이는 두 청년과 기네스를 마시며 신문을 읽는 노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맥주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진한 기네스로, 식사는 고심 끝에 양고기 스튜를 주문했다.

글 / 사진 우지경
우지경은 여행지에서 낯선이에게 말걸기를 좋아하는 여행작가다. 그녀는 아일랜드를 비와 음악, 흑맥주를 사랑하는 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